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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뽀개기

[취업 뽀개기 : 석사와 취업] 취업때문에 석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데이터 조물주 용가리입니다.

오늘은 취업 뽀개기 글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취업 준비를 할 때 했던 고민 중 하나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제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한 가지 놓치고 있던 부분이 있습니다. 대기업 취업 경쟁을 할 때 학사끼리만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업준비를 막 시작했던 당시에는 석/박사는 당연히 취업보다는 연구원이나 교수가 되려고 학위를 따는 것일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한 그들은 취업을 준비할 때 저의 경쟁 상대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마주한 취업의 현실은 달랐습니다. 석사 학위를 가진 취업준비생들이 꽤 많았습니다. 학사 학위를 가진 취업준비생이 많긴 했지만 석사 학위를 보유한 취업준비생이 20%는 됐습니다.

 

이과 계열이 더 많은 경향이 있지만, 문과라고 해서 석사 학위 취업준비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면접을 보러 가면 모든 직무의 지원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면접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지원자들과 계속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지원했던 그 회사의 지원자 중에서 석사 학위 보유자만 뽑았을 때 순수 문과 계열 전공자가 제 직무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왜 그럴까 궁금했고, 그 지원자들에게 석사에 진학한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석사에 진학했던 순수 문과 계열 친구들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순수 문과 계열로는 경쟁력이 없어서, 취업에서의 경쟁력을 올리려고 진학했다. 실제로 그들이 진학한 대학원 전공은 취업에 유리한 전공이었습니다. 통계학, 경영학 등의 석사 학위를 땄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자칫하면 내가 석사 지원자들에 밀려 불합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인턴십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는다고 노력했는데 석사 학위라는 큰 벽이 왠지 저를 작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걱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면접을 보니, 굳이 석사가 아니어도 인턴십 실무 경험만으로 충분히 면접관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다대다 면접 때 석사 지원자랑 같이 면접을 봤는데, 직무 관련해 제가 더 많이 어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업의 채용

 

1. 석사 학위가 메리트 있는 것은 맞다.

석사라는 학위가 있다면 일단 학사 학위의 지원자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공 지식을 2년이나 더 쌓았고, 2년의 기간을 실무경험 1년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를 1년 이상 경험한 중고 신입이 아닌 이상 '스펙' 측면에서 석사 학위를 더 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이과 계열로 갈수록 더 강한 경향을 보입니다. 예전에는 석/박사 학위를 딴 사람들은 취업하게 되면 연구·개발직으로 많이 갔습니다. 이 직무는 석사/박사끼리의 경쟁이라 학사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반 현업 직무 중에서도 우대 조건에 '석사 학위'를 추가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다시 말해, 이왕 뽑을 것 조금 더 많이 배운 사람 뽑는다는 것입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회사 인력 충원 규모는 계속 줄이고 있지만, 점점 스펙 높은 지원자들이 계속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취업 세대인 92~96년생은 스펙 인플레이션이 심각합니다.

 

 

2. 취업이 목표라면 석사는 비효율적이다. (특수 전공 예외)

이 스펙 인플레이션 때문에 같이 취업을 준비하던 친구들과 많이 고민했던 것이 바로 이 석사입니다. 취업 수월하게 하려면 석사 학위를 따야 할까?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어느 정도 스펙이 취업 합격의 안정권인지도 몰랐고, 제가 합격을 할지/못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진학하지 않고, 가진 스펙을 살려 최대한 도전해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제가 원하는 회사에 골라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석사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취업을 준비했던 경험을 토대로 위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석사 학위를 따면 취업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목적이 오로지 '취업'뿐이라면 굳이 석사 학위 안 따도 취업할 수 있다"입니다.

 

이과 계열, 그리고 문과 중 취업에 유리한 전공은 모두 이 답변에 해당합니다. 왜 이 결론인지에 대해서는 취업의 최종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석사 지원자가 20%정도 됐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최종합격자가 아니라 지원자입니다. 실제로 저를 예시로 들면, 최종 합격자 중 석사의 비율은 10%였습니다. 석사 학위를 땄어도 그 중의 반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 석사 학위가 서류 전형에서는 유리할지 몰라도 인적성 전형, 면접 전형까지 합격을 보장해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 이후의 전형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석사 학위라고 해도, 각 전형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떨어집니다. 더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습니다.

 

그래서 취업만을 목적으로 하기에는 석사 학위가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예외적으로 '' 목적을 위해 석사 학위를 따는 것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 전공들이 있습니다. 문과 순수계열입니다. 어문학과, 심리학과, 철학과 등에 해당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만약 본인이 문과 순수계열인데, 최소 6개월 이상의 실무경험이 있는 중고 신입이 아니라면 석사를 진지하게 고려해보는 게 좋은 선택입니다.

 

문과 순수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전공들은 현재 본인이 보유한 스펙으로 취업을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누구를 뽑고 싶을까

 

3. 석사보다는 실무경험

만약 저에게 석사와 인턴 둘 중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무조건 인턴을 고릅니다. 저의 관점은 ‘효율적’으로 취업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정말 전문성을 살리고 싶고 꿈이 있어서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인턴십이 취업을 하는 데 있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인턴십을 한 것만으로도 서류 채점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인턴십이 석사보다 더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메리트가 회사에서 실무자들과의 현업 경험입니다. 이것은 평가자가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입니다.

 

실무진 면접을 봤을 때 그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 3, 면접자 3으로 진행하는 다대다 면접이었습니다. 면접관이 저의 자기소개서를 보시더니, 지원한 직무와 관련하여 질문하셨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할 때, 어떤 점이 어려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에 대해 제 인턴십 경험을 돌이켜보면서 나름대로 잘 답변을 했습니다. 그러자 면접관이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 “역시 현업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 이해도가 높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인턴 경험과 섞어서 답변하긴 했지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공 지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턴십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았다는 사실이 이미 면접관의 프레임에 씌워져 있었고, 좋은 기회로 그 프레임을 더 강화하는 답변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석사는 회사의 실무경험을 쌓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학원에서 전공 지식을 더 깊이 공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업에 배치되었을 때, 인턴십 경험을 했거나 중고 신입인 사람들보다 적응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석사는 보유 학위도 높고 직무 전문성도 인정하지만, 면접관이 면접에서 지원자들을 만났을 때 석사보다는 회사 경험을 조금이라도 했던 지원자를 더 선호합니다.

 

그러므로 둘 다 취업을 할 때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은 맞지만, 만약 효율적으로 취업을 하겠다고 하면 인턴십이 정답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석사 학위가 메리트 있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고 석사보다는 인턴십이 더 좋다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석사 2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긴 시간입니다. 그래서 오로지 취업을 목적으로 석사를 한다고 하면, 한 번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예외로 순수 문과 계열은 취업에 유리한 전공으로 석사를 하는 것이 충분히 메리트 있습니다).

 

석사를 하고 나면 직무 전문성도 살리고, 어딜 가든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취업에서만큼은 그 2년을 너그럽게 인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취업은 똑똑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효율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려면 실무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